호스팅 업체에서 메일이 오면 광고겠거니 하고 넘기기 쉽습니다. 열어봤다가 낯선 용어가 많아 나중에 읽으려고 닫기도 합니다. 카페24의 PHP 지원 종료(EOS) 안내도 그렇게 묻히기 좋은 메일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래쪽 확인 사항까지 읽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호스팅사가 해주는 일과,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쪽에서 따로 챙겨야 할 일이 거기에 나뉘어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먼저 볼 것은 우리 홈페이지가 이번 안내의 대상인지입니다. 해당된다면 변경 신청에 앞서 백업과 코드 점검을 준비해야 합니다. 서버 환경을 바꿨다고 홈페이지까지 저절로 새 환경에 맞춰지는 것은 아니어서, 이 순서가 중요합니다.
먼저, 우리 홈페이지가 PHP 지원 종료 대상인지부터
PHP가 뭔지 몰라도 여기까지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받은 메일에서 고객님의 대상 서비스 항목을 찾아보세요. 우리가 쓰는 호스팅 상품이 적혀 있으면 안내를 읽고 준비할 차례입니다. ‘해당사항 없음’이라면 이번 안내에 따른 변경 작업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여러 상품을 쓰고 있다면 그중 어느 것이 회사 홈페이지에 연결돼 있는지도 살펴보세요.
PHP는 홈페이지의 기능을 실행하는 프로그래밍 언어 중 하나입니다. PHP를 사용하는 사이트에서는 게시판, 문의 폼, 관리자 화면 등이 이 언어로 작성된 코드 위에서 작동합니다. PHP 버전의 지원이 종료되면 해당 버전에 새로 발견되는 보안 문제에 대한 공식 수정이 더는 제공되지 않습니다. 당장 화면이 멈춘다는 뜻은 아니지만, 계속 운영하려면 대응이 필요합니다.
그다음은 일정입니다. 어떤 버전으로, 언제까지 바꿔야 하는지, 기한을 넘기면 서비스가 어떻게 되는지를 메일에서 찾아두세요. PHP 자체의 보안 지원이 끝나는 날과 카페24의 서비스 변경 일정은 다를 수 있습니다. 안내에 날짜나 조건이 분명하지 않다면 상품명을 알려주고 카페24에 문의하면 됩니다.
카페24가 해주는 일은 어디까지인가
안내문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코드 수정과 점검이 고객 책임이라는 대목입니다. 서버에 새 PHP 환경을 제공하는 일과, 개별 홈페이지의 코드를 그 환경에 맞추는 일은 서로 다른 작업입니다. 카페24는 공식 PHP 버전 변경 안내에서 고객 코드의 수정·점검에 대한 기술 지원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고객 책임’이라는 말을 보면 비개발자 담당자는 막막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직접 코드를 고치라는 뜻은 아닙니다. 개발 업체에 맡기되, 백업부터 변경 후 점검까지 누가 어디까지 해주는지를 정해두면 됩니다.
| 작업 | 담당 | 확인할 내용 |
|---|---|---|
| 변경 가능한 PHP 환경 제공 | 카페24 | 이용 상품에서 선택할 수 있는 버전과 변경 방식 |
| 홈페이지 파일·데이터베이스 백업 | 고객 측 준비 또는 개발 업체 의뢰 | 서버 밖에 보관한 백업과 복원 가능 여부 |
| 새 PHP 버전 호환성 점검·수정 | 담당 개발자 또는 개발 업체 | 테스트 환경에서 주요 기능이 정상 작동하는지 |
| 자료 복원 또는 새 상품으로 이전 | 고객 측 진행 또는 개발 업체 의뢰 | 선택한 변경 방식에 필요한 자료 이동 절차 |
| 도메인 연결 정보 확인·변경 | 고객 측 진행 또는 개발 업체 의뢰 | 서버 주소 변경 여부와 DNS 수정 필요 여부 |
PHP 버전 변경 전에 준비할 네 가지
1. 백업은 파일과 데이터베이스를 함께 받습니다
카페24는 서버 환경·PHP 버전 변경 안내에서 변경 시 데이터와 데이터베이스가 삭제되고 새 환경으로 초기화된다고 안내합니다. 해당 절차로 변경한다면 신청 전에 반드시 백업해야 합니다. PHP 버전을 바꾸는 모든 방식이 자료를 삭제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용 상품에 적용되는 절차를 먼저 확인하세요.
백업 대상은 홈페이지 파일 전체와 데이터베이스입니다. 파일에는 코드와 이미지, 첨부파일 등이 있고, 데이터베이스에는 게시물이나 회원 정보, 문의 내역 등이 저장될 수 있습니다.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는 사이트라면 두 가지를 함께 확보해야 정상적인 복원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백업을 받았다는 말만으로는 안심하기 어렵습니다. 복사본이 같은 서버 안에 있으면 초기화할 때 함께 사라질 수 있으니까요. 회사에서 관리하는 저장장치처럼 서버 밖에 보관하고, 담당자에게 백업 위치와 날짜를 알려달라고 하세요. 개발 업체에는 그 자료로 실제 복원이 가능한지까지 확인을 맡기면 됩니다.
2. PHP 8.4 호환성은 변경 전에 확인합니다
파일과 데이터베이스를 옮겨도 코드가 새 환경과 맞지 않으면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카페24는 PHP 4·5·7에서 작성된 코드가 PHP 8.4에서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실제 수정 범위는 사이트가 사용하는 코드와 게시판·관리 도구 등의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첫 화면이 잘 뜬다고 점검이 끝난 것도 아닙니다. 게시판에서 글쓰기만 안 될 수 있고, 문의 폼의 전송 버튼을 눌렀는데 정작 메일은 도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 사이트를 바꾸기 전에 별도 테스트 환경에서 관리자 로그인, 게시판, 문의 전송, 파일 첨부를 하나씩 해봐야 합니다. 평소 회사에서 자주 쓰는 기능을 개발 업체에 알려주면 빠뜨릴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개발 업체에 요청할 때는 카페24 안내 메일과 현재 PHP 버전, 변경할 버전을 함께 전달하세요. PHP 8.4로 옮길 예정이라면 “지금 홈페이지가 PHP 8.4에서 돌아가는지 봐주세요”라고 말하면 됩니다. 다른 버전을 선택한다면 그 버전이 점검 기준입니다. 버전부터 올리고 나서 오류를 찾기 시작하면, 사이트가 멈춘 상태에서 수정을 기다려야 할 수 있습니다.
3. 새 상품 요금과 작업 비용을 따로 봅니다
새 호스팅 상품으로 옮기는 경우에는 지금 쓰는 상품과 가격, 저장 공간, 트래픽, 제공 기능이 다를 수 있습니다. 기존과 같은 조건을 선택할 수 있는지, 필요한 기능이 새 상품에도 포함되는지 확인하세요.
자료를 옮기고 점검하는 동안 두 상품을 함께 쓴다면 그 기간의 요금도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개발 업체의 작업비는 호스팅 요금과 별개입니다. 견적에 코드 수정만 들어 있는지, 백업과 자료 이전, 변경 후 점검까지 포함돼 있는지 물어보세요. ‘PHP 변경 비용’이라는 한 줄만 보고 맡기면 나중에 서로 생각한 작업 범위가 다를 수 있습니다.
4. 자료를 옮길 사람과 도메인 계정을 챙깁니다
기존 서비스의 환경을 변경하는지, 별도 상품으로 옮기는지에 따라 자료 복원과 도메인 연결 절차가 달라집니다. 자료 이동을 누가 진행하는지, 카페24의 해당 안내에서 대행을 제공하는지, 개발 업체 견적에 이전 작업이 포함되는지 확인하세요.
새 서버로 옮기면서 연결 주소가 바뀐다면 도메인 연결 정보인 DNS도 수정해야 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설정을 바꾸지 않으면 회사 도메인이 예전 서버를 계속 가리킬 수 있습니다. 변경 사항이 반영되는 동안에는 접속 환경에 따라 새 사이트와 기존 사이트가 각각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때 막히지 않으려면 도메인을 어디서 관리하는지, 지금 회사에서 로그인할 수 있는지 미리 알아둬야 합니다. 제작사가 대신 등록해준 도메인이라면 관리 계정부터 찾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같은 도메인으로 회사 이메일도 쓰고 있다면 작업자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세요. 홈페이지 주소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이메일 설정까지 잘못 바꾸지 않도록 함께 살펴야 합니다.
홈페이지가 잘 열려도 미루기 어려운 이유
회원도 없고 결제도 받지 않는 회사 소개 사이트인데, 굳이 지금 손봐야 하나 싶을 수 있습니다. 다만 공격자가 노리는 것이 회사 정보만은 아닙니다. 취약한 웹사이트를 악성코드를 퍼뜨리는 통로나 다른 공격의 거점으로 쓰기도 합니다. SK쉴더스의 중소기업 웹사이트 보안 설명에서도 이런 위험을 다룹니다.
자동화된 공격은 취약한 사이트를 찾아다니므로, 회사 규모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대상에서 제외되지는 않습니다. 침해가 발생해도 화면은 정상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가 잘 열린다는 사실만으로 서버와 코드의 안전성을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작업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정보부터 찾기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누가 어느 기능을 고쳤는지 아는 사람이 없고, 관리 계정은 퇴사한 담당자의 메일로 돼 있는 식입니다. 당장 변경 날짜를 잡기 어렵더라도 백업과 계정, 연락할 업체를 찾아두는 일은 먼저 해둘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점검은 누구에게 맡기면 될까
1. 만든 업체와 연락이 된다면 먼저 물어봅니다
만든 곳이나 현재 유지보수를 맡은 업체가 있다면 안내 메일을 먼저 전달하세요. 코드를 짠 쪽이고 작업 기록도 남아 있다면 처음부터 설명할 일이 줄어듭니다. 다만 유지보수 계약이 있다고 해서 이번 작업까지 포함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아래 내용을 함께 물어보면 맡길 범위가 분명해집니다.
- 변경할 PHP 버전에서 현재 사이트가 정상 작동하는지
- 코드 수정이나 사용 중인 프로그램 업데이트가 필요한지
- 파일·데이터베이스 백업과 복원 확인까지 맡아주는지
- 예상 비용, 작업 일정, 서비스 중단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 변경 후 점검 범위와 문제가 생겼을 때의 복구 방법은 무엇인지
2. 연락이 끊겼다면 현재 상태부터 점검합니다
만든 지 오래된 사이트라면 업체가 없어졌거나 당시 담당자와 연락이 끊겼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바로 새 홈페이지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업체에 현재 코드를 보여주고 어디까지 고치면 되는지 점검을 맡길 수 있습니다. 호스팅·도메인 관리 계정과 남아 있는 계약서, 백업 자료를 모아두면 다음 순서로 작업을 시작하기 수월합니다.
- 접속 권한과 파일·데이터베이스 백업을 확보합니다.
- 현재 코드와 사용 중인 프로그램에서 새 환경과 충돌하는 부분을 확인합니다.
- 테스트 환경에서 필요한 수정을 하고 주요 기능을 검증합니다.
- 작업 일정과 복구 방법을 정하고, 테스트 이후 추가된 자료의 반영 방법을 확인합니다.
- 실제 환경 변경 또는 이전을 진행하고, 필요한 도메인 설정과 기능 점검을 마칩니다.
새로 맡은 업체는 코드를 읽고 구조를 파악하는 시간부터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정확한 금액이나 날짜가 나오지 않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우선 점검에 드는 비용과 기간을 묻고, 그 결과를 받아 실제 수정 범위를 정하면 됩니다.
3. 개편 제안을 받으면 필요한 수정부터 구분합니다
점검하다 보면 “이참에 홈페이지를 새로 만드는 게 낫다”는 제안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오래된 프로그램을 교체해야 하거나, 수정할 부분이 많아 개편이 합리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래됐다는 이유만으로 결정할 일은 아닙니다. 지금 사이트를 계속 쓰려면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그 비용이 얼마인지부터 들어보세요.
견적에서는 새 PHP 환경에서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수정과, 이번 기회에 추가로 개선할 부분을 나눠달라고 요청하면 됩니다. 담당자가 문구를 쉽게 고치게 하거나 페이지 구성을 정리하는 일도 의미는 있지만, 지원 종료 대응과 같은 일정으로 처리해야 하는지는 별도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담당자가 지금 확인할 체크리스트
- 안내 메일의 대상 서비스가 우리 홈페이지에 사용하는 호스팅인지
- 변경할 PHP 버전과 대응 기한, 기한 이후의 조건이 무엇인지
- 홈페이지 파일과 데이터베이스 백업이 서버 밖에 있는지
- 제작사 또는 유지보수 업체와 연락이 되는지
- 호스팅·도메인 관리 계정을 회사가 확보하고 있는지
- 점검·수정·이전·변경 후 확인을 누가 맡을지
지금 당장 버전 변경부터 신청할 필요는 없습니다. 메일에서 우리 서비스가 대상인지 보고, 백업이 어디 있는지 찾고, 홈페이지를 맡길 곳에 연락하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그 세 가지가 확인되면 언제, 얼마를 들여, 어디까지 손볼지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